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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토) 오전 8시, 산을 좋아하는 '풀꽃산행' 팀 17명은 선운산 동백꽃을 맞으러 광주에서 출발하였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가 고창을 거쳐 선운산으로 향하였다.
선운산 오르막은 대부분 선운사를 기점으로 한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산길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높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수림과 계곡은 부담 없는 산행에 그만이다. 하지만 봄철 산불 방지를 위하여 5월 중순까지는 대부분의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고, 단지 선운사 - 도솔암 - 용문굴 - 낙조대 - 천마봉까지 왕복 8km 정도만 개방이 되어 있다. 오전 10시 선운사를 출발하였다. 눈이나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부담이 되어 선운사 앞을 지나 산으로 향하였다. 선운사 앞으로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을 지났다. 그리고 용문굴을 통과하여 낙조대로 향하였다.
산은 다시 움츠리고 있었다. 봄의 흔적은 보기가 힘들었다. 늘 이른 봄 산행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생강나무의 노란꽃이 유일하게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생강나무꽃도 그 노란 빛이 조금은 지쳐 있었다. 2월의 따뜻한 날씨로 꽃을 피웠다가 3월 들어서 몰아닥친 꽃샘추위에 꽃잎을 움츠리고 있는가 보다.
수직 절벽 위의 암봉인 천마봉은 꼭 말 한 마리가 그대로 서 있는 형상이다. 넓은 말등을 하늘에 드러내 놓고 우뚝 서 있다. 천마봉은 끝으로 가기 전에 낙조대부터 시작된다. 낙조대는 서해의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겠다. 서해의 일몰을 볼 수 있는 봉우리 앞에는 인기 드라마 <대장금> 중에서 최상궁이 자살한 곳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낙조대에서 천마봉 끝으로 향하였다. 100m 정도 되는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천마봉에서의 조망은 대단했다. 선운산의 여러 암봉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특히 도솔암 옆에 패인 바위들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웅장한 바위들이 즐비했다. 웅장하고 우람한 기상이 넘치고 있었다.
천마봉 끝에 앉아 도솔암의 절경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천마봉에 앉아 능선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눈앞에 펼쳐진 좋은 바위들의 모습은 한 폭의 한국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능선과 능선을 이어주는 봉우리들의 모습과 우뚝 솟아있는 암봉들의 모습이 잘 어우러져 있다. 도솔암 주위의 암봉과 천왕봉과 배맨바위, 청룡산을 일자로 보는 경관은 무릎을 치게 하는 경탄할 만한 경관이다.
우리들은 다시 일어나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도솔암을 들려 선운사로 향하였다. 선운사의 창건 설화를 보면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린 첫날밤, 진흥굴에서 잠을 잤단다. 꿈속에서 미륵삼존불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것을 보고 감동하여 중애사를 창건하고 다시 이를 크게 일으켰는데, 이것이 선운사의 시초라고 한다. 한창 때는 암자 89개, 당우 189채, 수행 장소 24개소 그리고 승려 3000여명을 거느린 대찰이었다 한다.
그래서 많은 시인들이 노래한다. 특히 동백꽃은 꽃잎이 따로따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이 통째로 떨어져서 더욱 시의 소재로 쓰인다. 겉으로는 꽃잎이 하나하나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밑둥은 나팔꽃처럼 하나로 되어 있어서 통째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선운사 동백꽃은 동백이 필 수 있는 한반도의 가장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해서 관심을 끈다. 선운사 대웅전 뒤에 있는 동백나무숲은 1만6000㎡에 3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는데 수령이 약 500~600년에 이르는 천연기념물 184호이다.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전문 선운산의 동백은 피다가 멈추어 있었다. 어떤 꽃잎은 피다가 시들어 버린 것도 있었다. 2월의 따뜻함에 봄인 줄 착각하고 고개를 내밀다가 꽃샘추위에 타버렸는지 모른다. 푸른 잎에 온통 붉게 출렁일 것 같았던 선운산 동백은 몇몇 그루에는 꽃들이 피어 있었지만, 대부분의 나무들에는 아직 꽃망울만 또렷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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