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미국 린든 랩社가 선보인 세컨드라이프(www.secondlife.com)는 인터넷상의 3D 가상세계다. 온라인 게임처럼 화려하지 않고 이용자에겐 단지 그래픽 제작툴만 주어질 뿐이지만, 싸이월드류의 홈페이지 서비스와 달리 현실에서 해보거나 이루지 못한 여러가지 일들을 스스로 해볼 수 있고 다른 이들과 교류하거나 거래를 할 수도 있다. 집을 짓거나 집지을 땅을 사기 위해 세컨드라이프의 전용 통화(일종의 사이버머니)인 '린든 달러(Linden Dollar)'가 통용된다.
서비스 초기 그저그런 3D게임 정도로 치부되었던 세컨드라이프는 이용자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의 전형을 만들어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48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2개월내 방문자가 150만 명에 이르고 이들이 가상공간에서 소비하는 규모도 하루 15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쯤되니 세컨드라이프는 마케팅 및 미디어 업계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인 통신사 로이터는 세컨드라이프 내에 지국을 개설하고 실시간으로 뉴스를 내보내고 있으며,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도 신작을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발표했다. 최근엔 IBM이 세컨드라이프에 가상공간을 꾸미는데 1천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광고연맹은 2006년 미디어시장에서 발생한 가장 놀라운 현상으로 '세컨드라이프 돌풍'을 꼽았다.
인터넷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 약 10년전 CD롬을 이용해 가상공간을 꾸미고 이를 미디어로 활용하고자 했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세컨드라이프가 성공한 이유는 현실의 오프라인 세계에 아주 가깝게 가상세계를 구현했다는 것, 최소한의 툴을 제공해 이용자 스스로가 자신의 가상공간을 꾸미게 했다는 것, 현실과 마찬가지로 타인과 교류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현실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자유로운 일탈'을 제공한다는 것 등이 꼽힌다.
그대, 또다른 자신의 제2의 인생을 꾸려보는 것은 어떤가?
20070322
(아래 기사를 보고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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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21일 오후 15:27 아이뉴스24
IT기업들 '세컨드 라이프'로 달려간다
IBM-델 등 잇달아 가상매장 건립…마케팅 패러다임 바뀐다
"이젠 가상공간으로 달려간다."
지난 해 말 IBM이 3D 가상공간인 '세컨드 라이프'에 매장을 열기로 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IBM의 '세컨드 라이프' 진입에는 사무엘 팔미사노 최고경영자(CEO)까지 힘을 보탰다.
'세컨드 라이프'에서 아바타로 활동하면서 고객들과 직접 교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올해 들어선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AMD가 '세컨드 라이프'에 가상 전시홀과 관람석을 만들었다. AMD는 '세컨드 라이프'에 개설할 전시홀에 모임, 훈련, 비공식 네트워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면서 회사와 제품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 컴퓨터 시장의 강자인 델 역시 세컨드라이프에 매장을 갖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해 11월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선보인 소니는 올해 가을쯤이면 '세컨드 라이프'와 비슷한 개념을 갖고 있는 홈(Home)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소니 역시 3D 가상공간인 '홈'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팔미사노 IBM CEO도 아바타로 등장
기업들의 가상공간 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현실과 흡사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3D 가상공간이 기업들에겐 또 다른 마케팅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IBM의 팔미사노 CEO는 지난 해말 "세컨드 라이프의 가상공간을 꾸미는데 1천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IBM 직원 약 3천 명이 세컨드라이프에 가입했으며, 이중 300명은 지속적으로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델은 세컨드라이프에 가상체험 공간을 구축했으며,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는 방 8개짜리 집을 홈네트워크로 구성해 TV와 컴퓨터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이들이 '세컨드라이프'에 구축한 매장은 바로 현실 세계의 비즈니스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온오프라인 결합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세컨드라이프에 뛰어드는 것은 미국 기업들 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제작회사인 DLE와 TV아사히·덴쯔 등이 출자한 영화제작위원회는 세컨드라이프 내에 가상 영화관을 만들고 각종 애니메이션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또 중고서적 판매업체인 북오브코퍼레이션이 점포를 개설하는 등 일본기업들도 세컨드 라이프를 중요한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컨드 라이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기업들만이 아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도 최근 '세컨드 라이프'에서 대형 간판과 자동차, 헬기 부착 홍보물을 설치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앞으로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힐러리 뿐 아니라 다른 대선 후보들도 또 다른 세계인 세컨드 라이프를 중요한 유세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6년 최고 화제는 세컨드라이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정보기술(IT) 전문기업 린든 랩이 지난 2003년 처음 ‘세컨드 라이프(secondlife.com)’를 선보일 때만 해도 그냥 3D 게임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는 불과 3년 여 만에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2007년 3월 중순 현재 세컨드라이프는 거주 인원 460만 명을 넘는다. 최근 2개월 내에 ‘세컨드 라이프’를 방문한 사람도 150만 명에 이를 정도다. 이들이 ‘세컨드 라이프’란 가상 공간에서 하루 동안 소비하는 규모도 15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난 2월초 '‘2007 미디어 투자 조사'란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광고연맹(The American Advertising Federation)은 2006년 미디어시장에서 발생한 가장 놀라운 현상으로 '세커드 라이프 돌풍'을 꼽았다. 동영상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사이트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튜브나 마잇페이스 같은 것들을 제치고 ‘세컨드 라이프’를 최고의 화제로 꼽으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제 세컨드 라이프는 이름 그대로 또 하나의 삶을 살 수 있는 가상 공간으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특히 이 공간이 인기를 끄는 데는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에 대한 욕구를 그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작사인 린든 랩은 가상의 토지를 팔고, 공간을 꾸밀 수 있는 3차원 그래픽 제작도구를 제공할 뿐 다른 활동은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나머지 활동은 모두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나간다. 그런 점에서 세컨드 라이프는 일종의 무정형적(amorphous)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의 가상 주민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아바타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다. 현실 공간에서 화장을 하고, 옷을 사는 것과 똑 같다. 또 이 아바타를 통해 가상공간의 어디든지 방문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린든 달러’ 라는 화폐까지 유통되고 있다.
IBM을 비롯한 각종 기업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는 아바타 고객들을 자사 매장으로 유치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수익도 올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소니도 가세할 듯
그런 관점에서 최근 소니의 움직임도 예사롭지만은 않다. 소니는 3월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 PS3 판 세컨드 라이프인 '홈' 서비스 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했다.
필 해리슨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사장은 당시 기조연설에서 "(홈 서비스 계획은) 커뮤니티, 공동작업, 그리고 개인 맞춤 서비스와 관련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 업계도 웹 2.0 운동의 성공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현 시대를 '게임 3.0 시대'로 규정했다. 즉 PC나 게임기에서 구동되는 패키지 형식의 게임을 '게임 1.0', 온라인 게임과 같이 네트워크를 통해 즐길 수 있지만 여전히 PC에 기반해 실행되는 게임을 '게임 2.0'이라면 '홈'처럼 3D 공간을 통해 실제 생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게임 3.0 시대라는 것이다.
실제로 '홈'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 뒤 얼굴, 헤어 스타일을 비롯해 각종 외모를 취향대로 조작할 수 있다. 또 PS3 콘트롤러를 이용해 아바타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도 있다. 게다가 개인만의 아파트를 소유할 수도 있으며, 아파트를 각종 장식으로 꾸밀 수도 있는 등 현실 공간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도록 구성될 전망이다.
소니는 '홈'이 단순히 사용자들의 3D 커뮤니티에 머물지 않고, 이를 기업들의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로버트 스코블 등은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라는 책을 통해 "블로그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바로 대화채널이라는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젠 매스미디어나 홍보 담당자들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고객들과 대화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마케팅의 또 다른 혁명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세컨드 라이프'와 '홈' 등이 마케팅 공간으로 관심을 모으는 것도 같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고객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직접 가상공간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뀐다
'세컨드라이프'를 운영하는 린든랩은 좀 더 현실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린든웹은 글이 아니라 말로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실험에 착수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음성 소프트웨어 실험에 착수하면서 사용자들은 PC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해 '세컨드 라이프' 내에 있는 또 다른 캐릭터들과 '육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는 손쉽게 대화할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잘 들리지 않도록 해 실제 공간과 큰 차이가 없도록 한다는 것이 세컨드라이프의 야심이다.
현재 세컨드라이프에서 활동하는 기업만 1만2천 개가 넘는다. 또 순이익 상위 10대 기업은 연간 2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2003년 출범 당시만 해도 그저 그렇고 그런 사이버 공간 정도로 치부됐던 세컨드라이프가 불과 3년 만에 현실 세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공간으로 완전히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이쯤 되면 세컨드라이프는 인터넷 공간에서 건설되고 있는 또 하나의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크게 그르지 않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예 "세컨드 라이프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가 없는 곳이다. 한 마디로 자본주의의 신천지(frontier capitalism)다"라고 평가 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 역시 "세컨드 라이프는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웹2.0이란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하나의 세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 과연 앞으로 세컨드 라이프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까? 이 질문에 대해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놓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지형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출처 : Good News Good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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