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야기♧

[스크랩] 마당극으로 전하는 통일이야기 `흥부네 박터졌네`

우리둥지 2006. 4. 4. 18:56
마당극으로 전하는 통일이야기 '흥부네 박터졌네'
전남 장성 백양사 흥부네에서 통일의 박이 터진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백양단양축제가 열리는 전남 백양사에서 민족화해와 통일의 메시지가 담긴 마당극 '흥부네 박터졌네'를 10월 28일 100번째로 선보인다.

큰들문화예술센터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간판 작품 '흥부네 박터졌네'는 가을단풍이 절정에 달한 장성 백양사 골짜기를 더욱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신명나는 통일마당을 연출할 예정이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경남 진주 토박이 예술단체로 전국을 누비며 연간 100여회에 달하는 왕성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또 노동자, 농민, 도시서민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중들의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보여주고 있다.

큰들문화예술센터의 대표작으로는 통일극 흥부네 박터졌네와 농민극 밥상을 엎어라,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마당극 동물의 왕국 등이 있다.

△'흥부네 박터졌네'의 한 장면 ⓒ큰들문화예술센터


벌써 100번째 공연, 흥부네 박터졌네가 롱런할 수 있는 이유?

큰들문화예술센터는 기획공연이나 극장공연보다는 외부 초청공연이 많다. 그러면서도 '흥부네 박터졌네'는 100회 공연을 맞이하게 됐다. 쉽게 말하자면 100번의 초청공연을 성사시킨 셈이다.

이에 대해 큰들문화예술센터 진은주 기획실장은 "예술작품은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흥부네 박터졌네'에는 우리의 고전에서 빌려온 소재의 친숙함이 살아있으면서도 현재 우리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은주 기획실장은 "일반인들에게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할때는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면서 "이런 공연을 통해서 일반인들이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당극 '흥부네 박터졌네'는 2002년 과천마당극제에서 대본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마당극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전국민족극한마당, 수원화성국제연극제를 비롯한 각종 공연예술축제와 함께 젊음의 향연인 대학 대동제, 시골의 작은 마을잔치, 산간벽지의 소외된 학교 등 남녀노소, 도시농촌을 가리지 않고 열정의 무대를 만들어왔다.

'흥부네 박터졌네' 어떤 작품인가?

△'흥부네 박터졌네'의 한 장면 ⓒ큰들문화예술센터
배우들은 매 공연마다 애교있는 말투로 "절대 촌수를 따지지 말라"고 관객들에게 말한다. 그 이유가 뭘까.

'흥부네 박터졌네'는 고전속의 인물들을 새로운 인물과 관계로 재구성하고 있다. 제비 다리를 고쳐준 흥부가 벼락부자가 되면서 욕심쟁이로 변했고, 춘향이는 놀부의 딸로 등장하고, 심청전의 심봉사와 뺑파는 부부가 되어 사람들의 사주를 봐주는 역으로 출연한다. 모든 게 뒤죽박죽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얽히고 설킨 관계는 고전극이라는 진부함을 떨쳐 버리면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쉽고 재밌게 전달한다. 예를 들면, 고전속의 흥부가 제비가 물어다준 박에서 금은보화를 얻었다면, '흥부네 박터졌네'에서는 박을 타면 통일과 화합이라는 이 시대의 진정한 금은보화가 나온다. 현 시대의 감각에 맞게 통일에 대한 담론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극의 내용을 보면, 왜 이 마당극이 과천마당극제에서 대본상을 수상했는지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또하나 우리가 주목하는 큰들문화예술센터의 작품, 신토비리

단일작품으로 100회 이상 초청공연을 달성한 것은 '흥부네 박터졌네'가 처음이 아니다. 2004년. 무너져가는 농촌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마당극 '신토비리'가 제작 5년 만에 100회 공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토비리'는 현재까지 140회 이상 공연되면서 큰들문화예술센터의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고 있다.

지방의 작은 중소도시 진주에서, 화려한 경력이나 빛나는 명성도, 이름도 없는 배우들이 100회 이상 공연된 작품을 2개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 또 언제든 관객의 요청이 있으면 바로 공연 할 수 있는 레파토리를 7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실제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올해 문화관광부가 시행한 '2005 생활친화적 문화공간' 11개 단체 중 경남 지역의 유일한 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흥부네 박터졌네' 100회 공연 돌파 기념으로 11월에는 소외된 노인들을 찾아가 무료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흥부네 박터졌네'의 한 장면 ⓒ큰들문화예술센터


이동권 기자
출처 : 지리산사랑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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