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 요통, 어깨 결림은 모두 나쁜 자세에서 비롯된 현대인의 고질병. 여성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아름다운 ‘S라인’ 몸매도 모두 ‘자세’에서 만들어진다. 일상 속에서 생긴 각종 만성병을 고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바른 자세란 척추의 자연적인 S라인을 유지한 상태에서 척추를 똑바로 세운 자세를 말한다. 이러한 자세는 보기에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건강과도 직결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게 사는 노인들의 대부분이 자세가 바르고 척추가 바른 것을 볼 수 있다. 바른 자세가 혈관과 내분비기관의 원활한 순환을 도와 식욕과 정력,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바른 자세는 목과 어깨의 피로를 없애주고 뇌세포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집중력을 높여 학습 능률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가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키도 더 클 수 있다. 바른 자세가 척추관절을 비롯한 모든 관절에 힘을 골고루 분산해 성장판을 자극하기 때문에 키도 쑥쑥 자라게 하는 것이다. 척추의 정렬 상태를 바르게 유지하고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해 성인인 경우에도 키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고, 숨겨진 1~3cm의 키도 되찾게 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구부정하게 앉지 말라”, “허리를 곧게 펴라”와 같은 소리를 무수히 들어왔으면서도 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자세의학연구소 김창규 소장은 우리가 처음부터 나쁜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유치원생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바른 체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즉, 지금 우리가 취하는 나쁜 자세가 편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일상 속에서 습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나쁜 자세로 계속 생활하게 되면 우리 몸은 과부하에 걸려 언젠가는 병들게 됩니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장시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면 고개가 앞으로 치우치기 쉽고, 한쪽 어깨에 무거운 가방을 메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은 한쪽 어깨를 위로 올라가게 해 어깨를 불균형하게 만든다. 나쁜 자세는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 관절, 뼈, 디스크, 척추에 무리를 가해 지치게 하고 변형을 초래하며, 근·골격계의 질환과 증상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또한 잘못된 척추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신경계의 흐름을 방해하고 신경계의 이상은 모든 기관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기력, 메스꺼움, 기억력 감퇴, 호흡곤란, 정력 감퇴, 소화불량 등도 모두 우리가 가볍게 여기고 등한시했던 자세에서 오는 질환들이다. 이 같은 증상과 질환들 이외에도 나쁜 자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사용 연령이 낮아져 인체에 맞지 않는 의자와 책상 사용이 늘어나면서 나쁜 자세가 더 일찍 습관화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적으로 영동세브란스 문재호 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60%가 척추 이상을 호소하고, 초등학생들도 자세 불량이 30%에 이른다고 하니 아이들의 바른 자세 교정이 얼마나 시급한지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습관화되지 않은 바른 자세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식을 하고 허리를 바르게 폈다가도 조금 지나면 옛날 습관대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는 구부정한 나쁜 자세가 오랜 세월을 통해 뇌에 편안하도록 적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3개월만 신경쓴다면 누구나 바른 자세를 실천할 수 있다.
우선 잠잘 때, 앉아 있을 때, 서 있을 때, 운전할 때 등 일상생활 속에서 취하고 있는 나쁜 자세를 찾아 이를 최대한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보자. 어떤 자세로 있든 그것이 바른 자세인지 먼저 생각해보고 바른 자세를 취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좋다. 나쁜 자세를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보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운동은 몸 양쪽의 균형을 잡아줌은 물론 바른 자세를 쉽게 습관 들이게 한다. 자신의 자세를 체크해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스트레칭을 찾아서 해보자.
생활 속의 나쁜 습관들
▷ 고개를 숙인다
▷ 구부정하게 선다
등이 구부정한 자세는 척추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장 나쁜 자세다. 가슴을 압박하기 때문에 폐를 비롯한 소화기에도 좋지 않다. 평소에 고개는 세우고 가슴을 들어 자연스럽게 펴고 생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몸에 밴 자세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지만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평생을 나쁜 자세로 살아야 한다. 의식적으로 가슴을 활짝 펴라. 이때 목, 어깨, 허리에는 힘을 빼야 한다. 이런 자세로 생활한다면 구부정한 등은 펴지고, 앞으로 나온 고개도 제자리로 돌아오고 배도 들어가게 된다.
▷ 높은 베개를 사용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난 후 고개를 돌리거나 숙일 수 없을 만큼 목이 아플 때가 있을 것이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성장기에 있는 자녀의 키가 잘 자라지 않는 경우 모두 높은 베개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의심해보라. 높은 베개를 베고 자면 목과 어깨 근육은 밤새 긴장하게 된다. 계속 높은 베개를 베고 잔다면 긴장성 두통이 생기고 항상 피곤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그렇다고 베개를 베지 않고 자면 목뼈 전체와 척추에 무리가 간다. 따라서 되도록 낮은 베개를 베거나 목만 받치고 머리는 바닥에 닿게 하는 목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다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기 위해, 키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 하이힐은 오래전부터 여성들에게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하이힐은 무릎과 고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되기 쉽다. 자세 또한 망가뜨리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신은 신발이 오히려 외모는 물론 건강까지 망칠 수 있다. 따라서 신발을 선택할 때는 모양보다는 편안함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옷보다는 신발에 투자하자. 발에 잘 맞고 굽이 낮은 신발을 골라 몸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바닥에 앉는다
흔히 바닥에 앉을 때는 책상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꿇게 된다.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는 책상다리를 하는 것보다 허리를 쉽게 세울 수 있어 허리에 부담이 적다.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을 때는 등을 곧게 펴기 힘들기 때문에 고개를 내밀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런 자세가 누적되면 등과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게 되고 골반도 틀어진다. 이는 양쪽 다리의 길이를 다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는 습관을 들이고, 부득이하게 바닥에 앉게 될 때는 등받이 있는 좌식 의자를 사용해야 한다. 혹은 벽에 등을 기대어 앉거나 허리를 펴고 앉는 등 최대한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자세로 앉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 다리를 꼬고 앉는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자세는 골반을 틀어지게 하고 척추를 휘게 한다. 혈액순환 장애로 다리가 저리고 천장관절이 과도하게 늘어나 요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앉아 있을 때는 되도록 다리를 꼬지 말고, 아니면 자주 번갈아가며 꼬는 것이 바람직하다. 짧은 치마를 입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짧은 치마는 다리를 한쪽으로 모아서 앉게 만든다. 이런 자세가 굳어지면 골반이 뒤틀려 양쪽 골반의 높이와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기 쉽다. 게다가 균형이 깨진 자세로 인해 허리뼈와 등뼈가 휘어 척추의 정렬 상태도 흐트러진다. 또한 요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 옆으로 누워 잔다
옆으로 누워서 잘 때 허리가 받는 압박은 반듯하게 누워 있을 때의 3배에 달한다. 혈액순환을 방해해 팔이 저리고, 선잠을 자게 되고, 몸 전체의 근육이 꼬이고 뒤틀린다. 이런 자세로 계속 잠을 자게 되면 40~50대에는 사십견, 오십견을 앓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잠자는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는 잠이 오질 않아 뒤척이게 될 때에는 높이가 낮은 쪽 어깨를 밑으로 하여 눕고, 잠이 올 듯하면 다시 반듯하게 눕는다. 이렇게 반듯하게 누워 있는 시간을 점점 늘려가다 보면 뇌에 바른 자세가 적응될 것이다.
▷ 아기를 안는다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대부분 목과 어깨, 등의 통증과 피로를 호소하고 긴장성 두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서서 아기를 안고 있으면 허리와 고개가 앞으로 나오게 되고, 앉아서 안고 있어도 허리에 과중한 부담을 준다. 그렇다고 업고 있으면 엄마의 등은 구부정해지고 아기는 ‘O자형'다리가 되기 쉽다. 가장 좋은 자세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 상태에서 아기를 안거나 젖을 먹이는 것이다.
▷ 세수할 때 상체를 숙인다
대부분의 세면대는 각자의 키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때문에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세수를 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허리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실제로 누구나 얼굴이나 손을 씻을 때 허리가 뻐근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손을 씻을 때도 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앞뒤로 다리를 벌려 앞으로 쏠린 상체의 무게를 앞쪽 발에 실어야 허리에 무리가 적게 간다. 이때 앞쪽 무릎은 세면대의 높이에 맞춰 약간 굽혀준다. 양치질을 할 때도 마찬가지. 세수보다는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단, 샤워를 할 때도 물이 나오는 반대 방향으로 서서 고개를 뒤로 젖히도록 한다.
<글 : 김소영 기자 / 사진 : 백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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