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야기♧

[스크랩] 아버지의 장날

우리둥지 2007. 6. 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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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장날  

 

            이재현



내 고향 5일 장이 서면
아버지 자전거 등에 매달려
장터 국밥 한 그릇
그 맛을 어디 잊을 수가 있을까

누렁이 웃음 속 이빨 같은
콩 붉은 팥 청록의 녹두
내다 판 돈 갈증 같은
밀린 외상 술값으로 나가고

탁주 두어 사발에 취한
꽃잎 보다 붉은 얼굴로
석양 지는 황톳길 돌아 성황당
소망의 돌멩이 하나 얹어두고
자전거 귀 따귀 잡고 오던
골목어귀 저녁연기가 깔리면

아버지 콧노래 속 매달린
자반고등어 한 손
보기만 해도 입맛 돌던
그 시절 하 그리워 눈물이 나

어머니 행주치마폭에 번지던
얼룩진 아버지의 장날

    


출처 : 43양들의 낙원
글쓴이 : 우리벗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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