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 이야기♧

북한의 핵 실험 과 미국의 행동은?

우리둥지 2006. 10. 6. 20:04
"북한, 고통은 잠깐... 얻는 게 더 많다고 판단할 것"
[중국학자 분석]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는 이유와 예상되는 결과
텍스트만보기   오마이뉴스(news)   
북한의 핵실험 예고와 관련, 그 의도와 실험강행 시 예상되는 결과를 분석해놓은 중국의 저명한 안보문제전문가 신딩리(Shin Dingli) 교수의 글이 노틸러스연구소 홈페이지에 실렸습니다.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과 중국측의 시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내용이라고 판단, 글 전문을 번역 소개합니다. 신딩리는 상하이 푸단대학(Fudan University)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미국의 권위있는 군사전문지 '글로벌 시큐리티'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 가능지역으로 지목한 길주군 풍계리 풍계역 주변 위성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이미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북한의 핵실험 실시는 점점 더 실질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행할 지 여부는 자국의 이해와 핵실험으로 인해 얻게 되는 장단점을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이며, 다른 나라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분석하고, 다른 관련국들이 북핵 실험에 대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고찰해 보기로 한다.

미국은 핵보유국을 공격한 적이 없다

핵무기 등장 이후 국제관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은 핵을 보유한 국가에 대해 핵 공격을 감행한 예가 없다. 예를 들어 소련이나 중국에 대해 핵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다른 핵보유 국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이 핵보유국에 대해 핵공격을 감행하지 않은 것이 '핵 사용을 검토해 본 적도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으로서는 '감히 핵공격을 할 수 없었다'는 말이 맞다.

비밀해제된 한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핵무장 초창기에 선제공격을 감행할 계획을 세운 바 있었으나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비록 미국이 '대만 독립'에 대해 호의적일 뿐만 아니라 지원까지 하고 있지만 표면상 대만의 독립을 반대하고 있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에게 크나큰 재앙을 가져올 것이 뻔한 중국과의 군사 대립을 염려한 것이다.

미국의 염려는 바로 중국이 상당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핵무기가 가져올 치명적인 결과를 고려해 볼 때, 미국이 자국 혹은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핵공격을 조장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핵 공격이 빚을 결과와 비교해 볼 때, 2001년 9·11 사태가 가져온 손상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핵개발이야 말로 궁극적인 '주체사상' 실현방법

▲ 2003년 4월 미 해병대가 포로로 잡은 이라크 군들을 끌고 가고 있다.
ⓒ 미 국방부
이러한 현실은 북한에게는 어떻게 하면 단호하게 국가안보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교훈을 던져 주고 있다.

미국은 핵 보유 국가들에 대해 차마 공격을 감행하지 못했지만, 비핵국가인 이라크는 가뿐히 침공했다. 심지어 미국은 대규모 살상무기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던 유고슬라비아를 침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미 군사기지 및 시설을 겨냥하는 미사일에 탑재할 핵무기 개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핵 개발이야말로 북한이 국가안보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길이며, 궁극적으로 국가이념인 (미국과 우호관계를 맺거나 중국 및 러시아 혹은 타국과의 특수관계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주체사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미국이 대북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이 믿고 있는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이다.

첫째는 대북공격시 북핵이 몰고 올 치명적인 파장 때문이다. 둘째는 북한의 (핵을 제외한) 일반군사력의 치명적 위력이다. 세째로는 미국의 동맹국인 남한과 일본이 대북공격에 대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째로는 대북공격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반대이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이라크의 상황, 이란의 핵도전,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어수선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미국으로서는 대북공격을 감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이유 5가지

핵무기의 치명적 위력이야말로 미국으로 하여금 대북공격에 대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주된 이유이다. 북한의 일반 군사력 역시 미국이 주저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 북한은 정규군 100만명과 500만명에 달하는 유사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공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할 시, 이는 남한과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병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또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노동 미사일'은 일본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경고효과를 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고자 한다면, 남한과 일본으로부터 반발을 사게 될 것이 자명한 이치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상호조력과 협력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관계이다. 국제법에 따르면, 이 협력조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게 되면, 국제법에 따라 중국은 북한을 도와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미국은 대북공격에 대해 결코 중국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미국은 단지 북한의 핵개발 문제 때문에 중국과의 대립을 무릅쓰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 역시 북한과 민감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안보문제를 놓고 보았을 때 미국의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을 결사반대할 것이다.

▲ 손 맞잡은 6개국 대표단 2단계 제4차 6자회담 이레째인 19일 낮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 등 6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회담을 성공리에 마친 6개국 대표들이 회담 직후 손을 맞잡고 이를 축하하고 있다.
ⓒ 2005 연합뉴스 성연재
게다가 미국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손이 묶여있는 상태이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아직 종결된 상태가 아니다. 또한 미국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란 핵문제도 있다.

안정화되지 않고 있는 이라크의 현 상황은 미국이 정치적으로 나아가고자 할 방향성에 장애물로 등장할 것이다. 미국 국내에서는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라크의 현 상황을 얼마나 빨리 안정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부시 정부의 능력이 이 선거에서 중요한 영향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라는 수렁 속에 깊숙히 빠져있는 상황이며, 벌써 2500여명에 달하는 미군들이 이라크에서 전사하였다. 또한 미국이 이라크에 쏟아 부은 돈만 해도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시정권이 올해 안으로 북한을 공격함으로써 공화당의 정치적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은 없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북한은 핵개발, 심지어는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간적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봉쇄 결정 어렵다

현재 중국의 핵심적 관심사는 경제개발 뿐만 아니라 국가의 재통일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과제로는 궁극적인 국가통일을 실현하는 도상에서 대만독립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북한의 존재는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수만의 미군병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중국의 국가통일과 대만독립을 저지하는 과정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압력을 완화시키는데에 기여하고 있다.

북한의 존재는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군사적 위협을 일정 정도 분산시킴으로써 중국을 돕는 효과도 있다. 중국의 동맹국으로서 북한은 중국 동북지역의 관문을 방위하는 데 조력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이 중국의 국가안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여겨지는 이상,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또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고 해서 중국이 포괄적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이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기보다는, (북한 내의) '정권교체' 상황을 피하고 한반도에서 안정적 상황을 만들어 가는데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계산에 넣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결과를 결국 용인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도 달가워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봉쇄조치를 취하는 대신 북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북한은 핵실험을 한다 하더라도 미국으로부터의 군사공격을 당하지 않을 뿐더러 국제사회로부터의 경제봉쇄 조치를 당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핵실험을 통해 잃게 되는 점보다는 얻는 점이 훨씬 많은 것이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는 경우, 일정 기간 국제적 봉쇄조치를 받은 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지난 1988년 핵실험을 행한 이후 수년 만에 양국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주요국들로부터 다시 받아들여졌다. 이해득실을 따져볼 때, 북한으로서는 득이 실보다 크다고 판단할 것이다.

또한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이 됨으로써 일반무기 구매 및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절감된 비용을 경제개발을 위해 쓸 수 있을 것이다. 국방 및 경제관점에서 볼 때도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 핵실험이 일본·한국 핵개발로 이어진다?

▲ 제5차 북핵6자회담 사흘째인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이타이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우다웨이 중국측 수석대표가 의장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옥현
국제사회가 북핵실험과 연속선상에서 우려하는 점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북한의 핵실험이 일본과 남한의 핵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각의 이면에는 미국과 미국의 동아시아 협력국들간의 동맹관계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하는 회의적 관점이 놓여 있다.

그러나 남한과 일본의 핵개발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도 실제로 이들 국가들이 핵개발을 하게 될 여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만약 일본과 남한이 북한의 핵실험을 이유로 자신들도 핵무기를 개발하게 된다면, 이것은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이들 국가들이 더이상 미국의 보호를 신뢰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국방을 수행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약화될 것이며,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동아시아 안보상황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은 견제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동아시아 동맹국들이 독립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을 능력은 여전하다.

국제사회가 제재하겠지만...

북한이 이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여되었던 것과 같은 급의 핵폭탄 십여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핵무기 관련장비를 만들고 핵실험을 행하는 데에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북한은 이미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화학적으로 추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상태이다. 사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첫 단계에 성공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또한 북한이 폭파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인해 다음의 결과들이 빚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국제사회는 제한적 범위 내에서 봉쇄조치를 취할 것이며, 중국 역시 북한에 대한 제한적 봉쇄에 가담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다. 미국은 동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군사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며, 동북아 안보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자국의 국가 이익이 중국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우려와 압력행사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북한은 핵실험으로 인해 얻게 될 자주적 국가안보의 달성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궁극적 안보는 그 자신의 손에 달려 있으며, 북한은 안보를 위해 동맹국과의 관계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으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이 손실보다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다,

중국,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 지난해 10월 2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정상회담 전 악수를 나누는 모습.
ⓒ AP/연합뉴스
중국으로서는 북핵실험 여부에 관한 문제에 있어 그다지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왜냐하면 조중 안보관계는 한쪽에서 다른 한쪽에 혜택을 주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에 과도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이 자국의 근본적 이해를 도모하는 것을 중국이 막는다면 이는 중국의 근본적 이해관계에도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균형을 이루었다. 현재에도 '대만독립' 운동이 강력히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이해관계의 균형은 지속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국이 지난 12년간 핵개발문제를 놓고 북한을 설득해 왔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실패의 원인은 자명하다.

일단 북한이 핵실험을 실행하게 되면, 중국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당연히 가하게 될 (핵기술과 관련된 수입제한 등의) 봉쇄조치에 상징적인 수준에서 참여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대북 경제봉쇄조치를 취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에게 있어 선택의 여지는 두 가지 뿐이다.

제한적인 봉쇄조치에 참여해 중국이 국제사회에 책임감있는 강대국임을 보여주는 것과 가혹한 봉쇄조치를 취해 북한이 극단으로 치달아 '정권교체'를 초래하게 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중국으로서는 '보다 덜 나쁜'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위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이에 대해 맹목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수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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