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朱熹)의 권학(勸學)의 노래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하고 (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내일이 있다 말하지 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하라 (올해 배우지 않으면서 내년이 있다 말하지 말라)
日月逝矣나 歲不我延이라. (세월은 흐르고 시간은 나를 위해 연장되지 않는다)
嗚呼老矣라, 是誰之愆고? (아아! 늙었다 할 때, 이것은 누구의 허물이겠는고?)
[註解]:
*日月逝矣= 세월이 흘러가다.
*歲不我延= 세월이 나를 위해 연장되지 않는다.
*愆(건)= 허물이나 잘못
주희(朱熹: 1130-1200)는 중국 송대(宋代)의 성리학(性理學)을 대성한 사람이다. 그를 높이는 뜻에서 그를 일컬어 보통 주자(朱子)라고 부른다. 그는 자주 젊은이들의 학문과 관련하여 시간의 귀중함을 강조하였다. 학문의 길은 멀고 인간의 생명은 유한(有限)하다. 주자는 성리학의 대가(大家)로서 늙기까지 쉬지 않고 학문에 정진(精進)했던 학자였지만, 인생의 유한함을 절감하고 시간의 귀중함을 강조하여 이 글을 지은 것이다.
시간은 어느 순간이건 지체 없이 흐르고 있으니 젊은이들은 모름지기 시간을 최대한으로 잘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시간'은 나를 위해서 연장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학문을 좋아하는 그의 마음속에 항상 내재(內在)했던 것 같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해방 직후에 교회에서 많이 부르던 찬송가 "천지가 진동하며 햇빛 흐리고..."로 시작하는 곡조에 맞추어 불렀던 권학가(勸學歌)도 바로 주희선생의 작품이다. 그 노랫말을 여기에 적어본다.
소년(少年)은 이로(易老)하고 학난성(學難成)하니
일촌(一寸)의 광음(光陰)인들 불가경(不可輕)이라
지당(池塘)에 춘초몽(春草夢)이 미각(未覺)하여서
계전(階前)에 오엽(梧葉)들이 이추성(已秋聲)이라
서두에 소개한 주희의 권학문(勸學文)의 끝줄에 나오는 '오호노의(嗚呼老矣), 시수지건(是誰之愆)' 즉, "오호라, [배우지 않은 상태로] 늙었다고 하면 이것은 누구의 허물인고?"하는 탄식(歎息)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자. 그 글귀가 암시해 주는 바가 있다. 이 탄식은 단순히 타인에게 권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체험과 반성에서 우러나오는, 실로 위인(偉人)의 가르침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달 9월 초하루이다. 이름 하여 <결실의 계절>이다. 이달에는 찬 이슬이 내리고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는 절기--'백로(白露)'가 있고 가을의 한 가운데라고 할 수 있는 절기--'추분(秋分)'이 있다. 오곡백과(五穀百果)의 풍요로운 결실을 향유(享有)하며 만끽(滿喫)하는 중추절(仲秋節)도 이 달에 들어 있다.
주자선생의 권학가와 권학문을 거울삼아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깊이 음미(吟味)하고 읊조리면서 우리의 지난 모습을 되돌아보아야 하리라. 내가 맺은 결실이 얼마나 충실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보람이 있었는지 회상해보자. 그리고 나서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앞을 향해 질주(疾走)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출처] 주희의 권학의 노래|작성자 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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