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무속...
부뚜막에 정한수를 떠놓고, 살강(그릇을 마르도록 두는 곳)에 곡식그릇을 올리고, 기타의 뒤뜰이나 장독대에 물그릇을 올려놓고 정성을 드리는 모습을 생활 속에서 흔히 보고 자랐다. 심지어는 뒷간과 굴뚝에도, 산천의 수목과 바위 등에도 신이 있다고 상정하여 그 정성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모시는 신의 수가 너무도 많아 '만신'이라는 말이 나왔다. 거기에 인신의 위치인 각성 도사신령과 영웅신, 대신, 조상신 등 정리를 할래야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펼쳐지는 신들의 세계는 모든 만생만물에 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의식이 우리의 부모세대들에서는 뚜렷하였다. 남원문화대학에서는 2009. 7. 18(토) “무속의 개략적 소개와 남원지역무속의 현실”이란 주제의 강좌를 남원 불교사를 경영하시고, 남원경신회 전총무이사이신 박갑기처사를 모셨다. 특히 남원문화대학에서 무속을 주제로 강좌가 개설되었다는 것은 그 의미를 더 하게 한다. 무속을 일반적 사회강좌에서 개설을 한다는 것이 단순치마는 않기 때문이다. 특히 10여년동안 지리산권역의 문화종사자와 시민을 위해 문화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남원문화대학이 지역사회의 문화활동에 미치는 영향, 또한 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무속은 기록이 거의 없어 유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한국무(韓國巫)의 역사는 고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무속신앙은 삼국시대 초기를 지나면서 유교·도교·불교 등 여러 새로운 종교의 도입으로 적잖은 영향을 받지만 한국무의 기본구조를 바꾸어놓을 만큼 강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새로운 종교와 혼합형태를 띠면서 종교의 사상적 배경이 되어 민중들의 삶과 함께 면면히 자리잡아왔다. 오늘날 거의 모든 불교사찰 속에서 볼 수 있는 산신각(山神閣)·삼성각(三聖閣) 등에서 무당신을 불교 사원 속에 받아들임을 알 수 있다. 남원의 무속신앙의 효시는 지리산 성모천황설이다. 성모천왕과 법우화상과의 사이에 8명의 딸을 두는데 그 딸을 8도에 보내어 신이 되는 8도무당이 된다는 전설에서부터 남원의 무속신앙이 시작한다. 이성계가 왕이되는 걸 지리산장승만이 거부했다는 설화 등에서 신의 존재가 거론된다. 우리고장의 무속의 성지는 우체국 사거리의 석돈(둔치)이나 십수정 당산, 뱀사골 천년송, 그리고 마천 휴천면 용림수 등이 거론되고 무속인수만도 200여명이 된다고 한다. 굿당 역시 10여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답사 결과 각 굿당마다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전국의 무속인들은 지리산 성모천황을 모시기 때문에 구룡폭포 주변과 산내면 이백면 등에 굿당이 많다고 한다.
맺는말에서 강사는 무속인도 똑 같은 사람이다. 단지 영매로서 미리 점지된 사람들이기에 어쩔수 없이 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무속을 민족의 문화로 인식하자고 주장한다. 무속의 길을 스스로 원해서 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별도의 사람이 아닌 똑 같은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한다. 신의 뜻에 따라 살다보면 깃대, 소음 등 어쩔 수 없이 행하는 일이 있으므로 일반인들의 이해와 양해를 구한다. 필자도 무속인에 대하여 많은 편견을 가졌다. 혹은 신이 옮아오는 것 아닌가. 혹여 신은 인간을 괴롭히는 것 아닌가 하는 편견을 가졌다. 신은 한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한을 풀기위하여 인간의 육신을 빌려 인간을 지배하거나 자신의 한을 풀기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는 폐단을 구제하고 원위치 시키는 일을 하는 일이 영매인 무속인들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 역할을 하면서 살아야 하기에 필요한 것을 구하는 방식에서 약간의 문제는 발생되고 이해부족이 올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무속이야 말로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가 아닌가 한다.
여하튼 무속인은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실상 견학을 하면서 젊은 무속인들이 성황을 이루는 것을 보고 수강생 모두는 깜짝 놀랐다. 단지 많은 영매들이 숨기고 산다는 것이다. 이 또한 인간사로서 하나의 문화고 인간의 삶이라면 이를 잘 활용하고 지리산의 정기를 이어온 우리고장의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높이어야 할 듯하다. 남원의 민족문화 무속! 이제는 새로운 차원에서 무속을 보아야 할 것이다. 남원경신회 회관에서 진행되는 조상굿을 견학한다. 또한 주천면의 천신암 굿당에서 몇몇의 굿 과정을 살펴본다. 어쩌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무언가 모를 느낌을 통해서 굿과 무속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우리민족의 정서 속에 스며있음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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