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동 의 글♧

[스크랩] 시한부 할아버들의 유쾌한 일탈

우리둥지 2008. 6. 7. 13:30
시한부 할아버지들의 유쾌한 일탈 <버킷리스트>   2008/06/06 14:34 추천 0    스크랩 0

08_04_08_18_47_42.jpg

 

 

살 날이 얼마 안남았다.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은? 

노환과 병으로 '죽음'을 선고받은 할아버지들이 사고를 쳐도 단단히 친다. 기왕 죽을 거면 후회 없이 죽고 싶은 시한부 할아버지들의 짜릿한 모험을 그린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은 잔잔한 영상과 명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침울한 분위기의 입원실, 평생을 정비공으로 일만 하고 가족들을 위해 헌신해온 카터(모간 프리먼)의 옆자리에 웬 괴상한 노인이 들어온다. 최고급 커피만 마시고 매 끼니 값비싼 식사를 하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 할아버지의 이름은 에드워드(잭 니콜슨). 몇 개월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하던 이들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재미삼아 적다가 이를 실현해 보기로 작정하고 무작정 떠난다. 일도, 가족도 내팽개친 그들의 마지막 여행은 누가 봐도 부러울 만큼 신나고, 다채롭다. 

평생 넘칠 정도로 돈을 모았지만 정작 죽음 앞에서 쓸쓸하고 외로운 에드워드에게 있어 카터는 단순한 친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가 된다. 외모, 성격, 취향, 직업 모두가 판이하게 다르지만 죽음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 서로를 의지하게 된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차츰 소통하는 법을 배워간다. 

영화의 주요한 전제 중 하나는 한 명이 어마어마한 부자라는 것이다. 에드워드의 재력으로 전용기를 타고 세계 명승지를 누비며 단기간에 온갖 호사스러운 일정을 소화하는 영화의 주요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어찌보면 지극히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적 장치일 뿐이지만 버킷리스트를 실행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따뜻하게 젖어드는 것. 여기에는 실제로도 37년생 동갑인 두 명배우의 실감나는 연기와 '나도 죽기 전만큼은 저런 걸 해보고 싶다'는 대중의 희망사항이 녹아들어가 있다. 

제각기 남은 날이 얼마가 되든, 누구나 죽기 전에 한번쯤은 꼭 해봐야 후회가 없을 것 같은 일들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버킷리스트>는 영화적 재미 뿐 아니라 지나온 삶을 성찰할 계기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볼만한 영화다. 

삶이 주는 기쁨을 깨닫고 떠날 수 있어 그들의 가는 길은 헛되지 않다. 

<이은빈 객원기자 scblog.chosun.com/cucici> 

출처 : "아는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
글쓴이 : 둥 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