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단상-2
인저리 타임
독고혁
. 하나 .
축구경기를 관람하면서 우리는 경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남은 시간을 표시하는 숫자판을 추켜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축구는 롱구 등 경기와는 달리 부상이나 선수 교체 등의 상황이 발생해도 전광판의 시계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정규 경기 시간인 45분을 넘어서 경기가 진행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경기에서 잃어버린 시간만큼 경기가 재개, 지속되는 것이다.
45분씩의 정규시간이 끝난 이후 적용되는 이 시간을 <<인저리 타임(Injury time)>>이리고 한다.
보통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거나 선수교체 및 부상으로 인한 경기지연, 반칙·코너킥·프리킥·페널티킥 등으로 曠?시간 랑비를 보충하기 위해 주심의 재량으로 그 시간을 결정한다. 주심은 이를 계산하기 위해 경기진행을 위한 시계 이외에 별도의 시계를 차고 나온다고 한다. 하여 근래엔 <<인저리 타임>>을 재는 <<축구경기 타이머>>란 이색적인 직업까지도 나왔다.
. 둘 .
<<인저리 타임>>은 보통 2~3분의 짧은 시간으로 이어지지만 흔히 기적은 이 짧은 시간에 터진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는 <<인저리 타임>>의 기적을 심장이 터지는듯한 흥분속에 접할수 있었다.
인저리타임의 집중력에 따라 각 팀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 우리에게 익숙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팀은 F조 조별리그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3대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호주는 32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되였다 . 이는 <<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후반 47분 에 쐐기골을 성공시켜 마무리지은 경기였다.
- 90분간의 지루한 혈투가 이어지던 독일과 폴란드전. 승리의 녀신은 <<인저리 타임>>의 마지막 순간에 독일에 미소를 보냈다. 개최국인 독일은 A조 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올리버 뇌빌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인해 1-0 승리를 거뒀다. 폴란드는 90분 내내 독일의 거센 공격을 막아냈으나 결국 2분을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북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와의 H조 조별리그 경기 에서 2대1로 앞서 첫승을 눈앞에 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인저리 타임>>에서 동점골을 허용해 2-2 무승부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한 판이었다.
- 또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46분에 쐐기골이 터졌고, 잉글랜드 제라드의 후반에 기록한 골까지 합치면 무려 5골이 <<인저리 타임>>에 나왔다.
이처럼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막판 인저리타임에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집중력을 잘 유지하느냐가 승부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막판 <<인저리 타임>>에 터지는 골은 끝까지 노력을 잃지 않고 골문을 두드리는 팀이 얻는 응분의 결실이며 수확이다.
. 셋 .
어찌보면 우리네 삶의 력정도 한판의 축구게임과도 같은것이다.
우리는 태여나서 너나없이 주어진 삶의 그라운드에서 달려야 한다.
그 너넓은 생의 그라운드에서 지리한 공방전이 이어질때가 많다
방향을 알수 없는 쪽에서 걸어오는 상대방의 란폭한 태클에 쓰러지고
권위를 악용하는 편파적인 심판의 야비한 판결에 당하기도 하고
결정적인 찬스라고 뼈물러 날린 공이 빗나가는 어이없는 실축도 겪는다.
이처럼 우리 삶에... 완벽이란 없다.
때문에 오직 최고를 향해 가는 최선만이 존재한다.
막판이 가까워 올수록 방심을 하다가는 자칫 평생의 유감을 남길 수 있는 일. 경기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루라기가 울릴 때까지 끝까지 노력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평범한 교훈을 축구는 극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축구선수들이 패배의 고배를 마시고도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두는것 것은 <<인저리 타임>>까지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역경속에서도 담금질을 멈추지 마라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인저리 타임>>에까지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 만든다
출처 : 차이나 코리아
글쓴이 : 독고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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