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야기♧

가을 의 소리

우리둥지 2005. 9. 16. 10:21
 
 
 
 
늦더위는  견디기가  더  힘들다.   백로가 지냈는데....
여름은 우리를  막무가내로  놔주지를  않는다.
 
변심한 여인을 붙들고,  심술을 부리듯 몇일째 푹푹 찌었다.
이미 우리들 마음으로는... 여름은 떠났으므로 부담 스럽고, 짜증 스럽다.
 
하늘까지  닿은 늦더위가 천둥번개와 폭우를 만들어 한밤을 뒤흔들어 놓았다.
나는 이른 새벽에 번갯불과 뇌성벽력에 잠을 깼다.
 
그러더니 언제 왔느냐 식으로 쏘낙비가  멈추었다.
막 잠이 다시 드는듯 할때..   잠을 쫒아버리는 소리가 들린다.
 
자면서 깨면서 천둥소리와 빗소리도 멎었는데...
어디서인지 아주 작은 소리가 잠을 깨우고 말았다.
 
탁상시계 소리 보다도 작게 들리는 귀뚜라미 와 이름모른 풀벌레 소리이다.
천둥번개의 그 큰소리 보다  아주 작은 화단에 귀뚜라미소리가
 
나에 잠을 완연히 살아지게 만들수 있을까......
무더위 속에서  풀벌레가 우는것을 누가 막으리오.
 
달이 없는밤 이지만 나는 멀리 가로등에서  비취는 불빛으로
포병장교 시절 귀가 상했지만 그래도 들리는 저 소리....
 
가을이 다가 오고 있는소리를 들은 것이다.
반가웠다 ,   가을의 소리 가 분명하다.
 
가을은 봄, 여름 보다 풍요로움을 주는계절이다.
어느듯 내나이 예순 하고도 셋이다.
 
 나도 가을에 접어 들었음을 어렴프시 느낀다.
그럼 나도 풍요로워져야 할것 아닌가?
 
점점 크게 들려오는 여러마리의  풀벌레소리가
늦여름과 함께 나에 잠을 쫒아 버렸고나...
 
철없던 어린시절 손가락에 봉선화물 들여주던
이웃 누나와 형제들이 그리워진다.
 
어릴때 그대로 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나느 피식 웃음이 나오는걸 느낀다.
 
        2005. 9    중추절 을  몇일 남겨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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