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동 의 글♧

어머니 의 손가락

우리둥지 2005. 6. 22. 12:32

 
                          
                         어머니 의 손 가락
   
 
 
 
내가 결혼 전 간호사로 일할 때의 일이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아직 진료가 시작 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25살 남 짖 돼 보이는 젊은
 
아가씨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주머니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병원 문 앞에 서 있었다.
 
아마도 母女인듯 했다.
 
 
문을 열고 들어 가면서
 
"아주머니...아직 진료 시작 되려면 좀 있어야 하는데요...
 
선생님도 아직 안 오셨고요."
 
"......"
 
"......"
 
내 말에 모녀는 기다리겠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마주 보았다.
 
 
업무 시작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모녀는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작은 소리로 얘기를
 
주고 받기도 했고...
 
엄마가 딸의 손을 쓰다듬으면서 긴장된,,,
 
그러나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위로하고 있었다.
 
 
잠시 후 원장선생님이 오시고
 
나는 두 모녀를 진찰실로 안내했다.
 
진찰실로 들어온 아주머니는 원장님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얘.. 얘가... 제 딸아이예요...
 
예.. 옛날에... 그러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외가에 놀러갔다가 農機具(농기구)에 다쳐서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잘렸어요..."
 
 
" 다행이 네 손가락은 접합수술에 서공 했지만...
 
근데.. 네...네 번째 손가락만은 그러질 못 했네요.."
 
"다음달에 우리 딸이 시집을 가게 됐어요..
 
사위가.... 그래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디 그런가요...
 
이 못난 어미... 보잘것 없고
 
어린 마음에 상처 많이 줬지만..
 
그래도 결혼 반지 끼울 손가락 주고 싶은게...
 
이 못난 어미  바람이에요."
 
 
" 그래서  말인데요....
 
늙고 못 생긴 손이지만  제 손가락으로  접합수술이
 
가능 한 지......."
 
 
그 순간 딸도 나도 그리고 원장 선생님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원장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채...
 
" 그럼요... 가능 합니다.
 
예쁘게  수술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두 모녀와 나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 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