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전국노래자랑'에서 방송인 엄영수, 가수 박서진 등이 故 송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12일 오후 방송된 KBS1 음악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서는 故 송해 추모 특집으로 꾸며졌다.
앞서 송해는 지난 8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고인의 장례는 대한민국 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은 지난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에서 유족, 지인, 연예계 후배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먼저 무대에 오른 현숙은 편지를 읽으며 故 송해를 추억했다. 그는 "이제 볼 수 없다는 현실이 슬프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무척 힘들어할 때 안아주셨다. 황망하게 떠나셔서 안타깝다.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라고 울먹였다.
설운도 역시 "한 기둥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신이 없었다. 트로트 가수들의 부모나 마찬가지다. 저희보다 국민 여러분들이 더 충격을 받으셨을 것 같다. 빨리 쾌유해서 마이크를 잡을 거라 생각했는데 소천하실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슬퍼했다.
송해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신재동 '전국노래자랑' 악단장은 "워낙 긴 세월을 지내다 보니 송해의 눈빛만 봐도 상태를 알았다. 최근 코로나19 이후로 수척해지셨다. 내심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근데 비보를 듣고 나서 멍해지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화장실 가서 많이 울었다. 진짜 큰 박물관 하나가 없어진 황망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배일호도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장례식장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추모했다"라고 밝혔다.
배일호는 "보통 장례식장에 가면 잠깐 있지 않냐. 오신 분들이 2~3시간 정도 계시더라. 희극인장으로 모셨지만, 송해 선생님이 가신 길은 국민장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故 송해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쳤다.

설운도는 故 송해를 추억하며 '유랑청춘'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열창하던 도중 노래를 이어가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는 그의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 느끼기에 충분했다.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낸 현숙은 故 송해를 아빠로 부르게 된 계기를 털어놓으며 "10대 후반에 서울로 상경해서 우연히 뵀다. 겁이 많던 저에게 용기를 주셨다. 항상 어려울 때마다 용기를 건넸다. 녹화하러 가면 항상 반겨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다. 따뜻하신 분이다. 그래서 아빠라고 부른 거다. 요즘에 10kg 이상 마르셔서 항상 핸드폰을 옆에 뒀다. 100세는 넘기실 줄 알았다. 실감이 안 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서진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도전한 지 3번 만에 출연하게 됐다. 본선에 나갔을 때 '잘할 수 있다'라고 다독여주더라. 친할아버지처럼 포근하고 다정한 분이었다"라고 말했다.
박서진은 "가수가 되고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했는데 반가워하더라. 당시 자존감이 낮았다. 그때 '장구의 신'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방송코미디언협회장 엄영수는 "1살 차이가 나는 선배한테도 깍듯한 분이었다. 1982년에 처음 조기축구에서 만났다. 기럭지가 비슷하다는 말을 해주셨다. 한마디로 웃기시는 멋진 분이셨다"라고 추억했다.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의 최장수 국민 MC 송해. KBS 연예대상 공로상, KBS 최초 명예 사원 임명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딴 길이 생길 정도로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의 부고는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1 '전국노래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