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誌 선정 과학사진 14選
사이언스 제공

남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에 자리한 이구아수 폭포는 현지 원주민 언어로 큰 물을 뜻한다. 폭포에선 초당 1000t의 물이 떨어진다. 이구아수 폭포처럼 지구 표면을 흐르는 물은 지구 전체 물의 0.3%로 추정된다.

미국 국가사회환경종합연구소는 지난 8월 수천여 개의 인공위성들이 찍은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표면을 흐르는 물의 양이 기존 예측보다 최소 29%에서 59% 이상 많은 물이 지표면에 있다고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를 중간값으로 환산하면 45%정도로 지표면 위 물이 기존 생각보다 1.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면의 물은 기상 현상에 영향이 미친다. 이같은 수치를 반영해 기상변화를 분석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함께 제시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1일(현지 시간) 시각자료팀이 이구아수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함해 올해 기사와 함께 사이언스를 장식한 가장 멋진 과학 사진 14장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정된 사진은 장엄한 폭포 사진을 비롯해 자연 사진과 생명의 신비를 더하는 이미지가 대거 포함됐다.

■ 방울뱀의 송곳니에 진한 노란색의 독이 물방울처럼 맺혔다. 뱀뿐 아니라 개구리, 벌, 거미 등 많은 동물이 독을 품고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모든 독이 인간에게 해로운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독 성분을 이용해 현재까지 6가지 약물을 개발했다. 현재도 더 많은 약물이 개발되는 중이다.

■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인간 면역 결핍바이러스(HIV)'의 위험을 마주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아프리카 국가인 나이지리아는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이 가장 많은 나라로 손꼽힌다. 이곳에 사는 로제 코프와 함께 이제 6주된 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다. 10년 가까이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에이즈에 걸린채 태어난 아이들의 수는 결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지난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00년된 국립박물관에 큰 불이 났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인간화석 중 가장 오래된 두개골 화석인 루지아(Luzia)를 포함해 2000만 개의 표본이 화마에 사라지거나 불탔다. 비상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 루지아는 약 1만1500년 전 화석으로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이 시도되고 있다.

■ 왕나비는 겨울을 나기 위해 북미 대륙을 떠나 멕시코 미초아칸주로 이동한다. 그런데 최근 20여년간 이주하는 왕나비 개체수가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대부분 기생충의 감염돼 죽었거나 새롭게 출연한 식물에 이끌려 이주를 포기하는 개체가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곡예비행을 하는 곤충 로봇이 지난 9월 개발됐다. 항공기에서 방향과 위치를 조정하기 위해 달았던 꼬리 부분을 없앴다. 파리처럼 오직 날개만으로 모든 움직임을 수행한다. 좌우날개 두 쌍이 박수를 치듯 가깝게 졉혔다가 펴지기를 반복한다. 파리처럼 위험한 순간 재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 미국 플로리다대 의대 내과의가 미숙아를 돌보고 있다. 미국에서 해마다 약 50만명의 미숙아가 태어난다. 면역력이 극도로 약한 미숙아는 미생물에 감염되지 않아도 항생제를 끊임없이 투여받는다. 과학자들은 이 항생제로 인해 아이의 장내 미생물환경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성장한 뒤에도 자주 병을 앓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 캐나다 로키산맥에 속한 쿠트니국립공원의 계곡에서 셰일 암석층을 드릴로 자르고 있는 진 버나드 카론 왕립온타리오박물관(ROM) 큐레이터(학예사)의 모습이다. 이 셰일 암석층에서는 캄브리아기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생명체들의 화석이 대거 발견됐다. 캄브리아기는 약 5억4100만년 전부터 4억88000만년 전까지의 지질시대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이 새로운 생물을 찾으러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 방글라데시 구나리 지역의 인공섬 '폴더(Polder) 32'가 점점 물에 잠기고 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더32 위에 서 있는 프란 고팔 먼달(46)씨가 사진에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 파퓨아뉴기니섬에 사는 아이들은 열대 피부병인 ‘매종’에 노출돼 고통을 받는다. 매종은 매독을 일으키는 트레포네마 팔리둠(Treponema pallidum)이란 세균과 비슷한 프람베지아 트레포네마가 상처에 들어와 일으키는 감염병이다. 15세 이하 청소년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치사율은 낮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얼굴이나 음부 등 피부뿐 만아니라 뼈까지 상해 영구적인 고통을 받게 된다.

■ 인도네시아 원주민 바자우족 청년이 강꼬치고기(잭피쉬) 떼와 헤엄치고 있다. 최근 바자우족의 가진 놀라운 잠수 능력의 비밀이 밝혀졌다. 이들은 장시간 물속에서 사냥하기 위해 산소가 부족한 상황을 견딘다. 대신 비장이 거대해지는 유전적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비장은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를 저장하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 결국 바자우 원주민의 산소의 저장 능력이 커진 것에 대한 유전적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 대서양과 멕시코만, 카리브해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염상어의 피속에서 면역치료제 후보물질이 발견됐다. 수염상어는 보통 1~40m 사이의 수심에서 낮에는 주로 연안의 산호초 주변이나 모래 바닥 은신처, 맹그로브 나무의 뿌리 주변 에서 쉬다가, 밤이 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이 면역질환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수염상어의 피를 뽑고 있다.

■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 연구진은 어린 오징어의 세포를 특성별로 표지 물질을 달리해 염색했다. 그 결과 특징이 서로 다른 세포가 오징어 전체에 퍼져있거나 한 곳에 모여 있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단세포에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이 예상과는 다르게 복잡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가진 세포가 한데 모여 오징어라는 생명체를 만들었듯, 세포의 공존은 과거에도 흔한 일이었다는 추측이다.

■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타던 빨간색 전기차 ‘로드스터’와 운전석에 탄 우주인 마네킹 ‘스타맨’이 지난 11월 화성궤도를 지났다. 올해 2월 발사돼 지구를 떠난 지 약 9개월 만이다. 스타맨을 태운 로드스터는 지구 고타원궤도에서 로켓과 분리된 뒤 관성에 의한 초속 11㎞의 우주 유영으로 지구궤도와 화성궤도에 걸쳐 태양 주위를 돌도록 설계됐다. 이론적인 예측에 따르면 스타맨은 2020년 10월 6일경 화성과 약 748만 ㎞ 거리로 가까워진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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