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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이전 관련...8년전 이야기

우리둥지 2010. 1. 31. 19:45


정치국회

8년전 MJ "행정수도 만들어야 전국 균형발전"

"해수부는 부산, 정통부-과학부는 대전 내려보내야" 주장도

2010-01-21 17:54:18
"행정중심도시 홍보관에는 신기루가 있었다. 한적하고 외진 땅을 꿈의 도시로 만들어주겠다는 요란한 마스터플랜이 아무 것도 없는 빈방에서 요란스레 깜박이고 있었다. 분노가 치솟았다."

그는 "정치가 이런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누구를 위해서? 균형발전을 위해서라고? 권력은 자기가 결정하면 허허벌판에 꿈의 도시를 신기루처럼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정치 장난이었으며 권력의 오만이었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처럼 정치인들이 저지른 거대한 장난이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9일 대전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나라의 미래가 어디로 가든 관계없이 권력을 잡아보겠다는 욕망만이 가득했다"며 "여기에 사람들의 욕망이 가세했다. 물론 애초부터 그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2년 정몽준 "해수부는 부산에, 과기부는 대전 내려보내야"

그러면 수도이전 공약이 나왔던 8년 전, 2002년 대선때 정몽준 대표의 입장은 어떠했을까.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9월 30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와 경합하던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그해 10월 30일, <대전방송> TV 토론회에서 "지방 분권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당선되면 임기 1년 이내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대전으로 이전해 대덕단지와 연계시켜 실리콘 밸리와 같이 세계 5대 과학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일부 부처 이전론'으로 맞섰다.

그는 더 나아가 그해 11월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선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대전에 이전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도록 중앙정부기관과 국공립대학의 지방이전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몇몇 정부부처를 전국으로 흩어놓겠다는 것.

그는 그해 11월 22일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선 "이런 중요한 문제는 국민의견을 물어보고 장시간에 걸쳐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행정수도 이전은 브라질, 호주 등을 보더라도 70년 걸렸다. 통일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나"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일부 부처 이전론'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2002년 12월 13일 대전시 중구 문화동 서대전광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2002년 12월 13일 대전시 중구 문화동 서대전광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2002년 정몽준 "행정수도 건설했다고 망하는 경우 본 적 없어"

그러다가 그해 11월 25일 여론조사를 통해 노무현 후보로 후보가 단일화됐다. 정몽준 후보는 12월13일 국회에서 노 후보와 만나 단일화를 공식선언한 뒤 "행정수도가 건설돼서 기존도시가 손해를 봤다거나 집값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악의적인 선전이자 무지의 소치"라며 종전 입장을 바꿔 수도이전 예찬론을 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 대표가 전에는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외국도 70년이나 걸렸다. 통일 이후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했는데 지금은 우리 당의 흠집내기라고 한다"며 정 후보의 말바꾸기를 질타했다.

그러나 노무현-정몽준은 이에 개의치 않고 후보단일화 첫날 공동 거리유세지로 대전을 택했고, 이들은 충청민들 앞에서 수도 이전을 거듭 약속했다.

이후 일주일간 정몽준 대표는 서산-공주-천안지역에서 잇따라 거리 유세를 통해 "세계 여러나라를 많이 다녀 봤는데 행정수도를 건설했다고 기존 도시가 망가지는 경우는 없고 오히려 전국이 균형발전을 이룩했다"며 행정수도 건설을 예찬했다.

8년 전, 정몽준 대표는 지금과 이렇게 달랐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