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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사진작가 류홍렬씨가 찍은 하얀 구절초 사진을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하얀 구절초가 온 산에 가득 핀 위로 새벽안개가 흐르고 있었으니까요. 비밀의 화원처럼 신비롭게 핀 구절초꽃이 저렇게 많은 곳이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전라북도 정읍시 산내면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10월 12일(일) 오후 광주에서 차를 몰고 88고속도로를 타고 순창 나들목으로 나갔습니다. 순창에서 전주 가는 길은 확장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의 차량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따라 전주 쪽으로 가다 보면 섬진강댐이 나옵니다. 섬진강댐이라는 말보다는 ‘옥정호’로 불립니다.
옥정호는 섬진강 다목적 댐을 만들면서 생긴 거대한 인공호수입니다. 섬진강 다목적 댐은 일제치하 1926년에 동진농지개량 조합에 의해서 1차 준공,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 사업으로 1965년에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입니다.
옥정호를 ‘국사봉’이라는 전망대에 올라서서 보면 일명 ‘붕어섬’이라고 불리는 호수 속의 섬 ‘외앗날’을 중심으로 아침 햇살을 받아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마치 신선이나 노닐 법한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지닙니다. 그래서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이 옥정호의 맨 위쪽으로 올라가니 전북 정읍시 산내면이 나옵니다. 이 산내면 소재지에서 매죽리에 있는 ‘구절초 테마공원’까지는 도로 양옆에도 구절초가 가득 피어 있습니다. 마치 ‘제3회 옥정호 구절초 축제(10월 10일∼12일)’가 벌어지고 있어서 도로변에 가득하게 주차된 차량 행렬이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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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테마공원’은 옥정호 최상류에 위치하고 있는 조그마한 산봉우리로 봉우리 둘레에 시내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곳에 들어가는 방법은 주차장까지 차로 들어가는 방법과 뒤 쪽 시내를 가로지르는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도로변에 차를 주차해 놓고 시내를 가로질러 올라갔습니다. 밭 언덕에 올라선 순간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우뚝 솟아있는 사이로 하얗게 깔린 꽃들의 천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산을 하면서 몇 송이만 보아도 그렇게 기분이 상쾌했던 하얀 구절초들이 봉우리 가득 흐드러지게 피어 환하게 웃고 있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전혀 가꾸어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단지 소나무 밑에 가득 피어 있는 구절초는 자연 그대로 자라나서 무더기져 피어 있는 것 같습니다. 순백의 물결, 소나무 사이로 뻗어 내리는 햇살을 받은 구절초는 더욱 하얗게 빛이 납니다. 검은 느낌의 소나무만 없었다면 온 산이 하얀 눈사태가 난 것 같을 것입니다.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산책할 수 있는 길들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산책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하얀 구절초 가운데 폭 빠져들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산하에 우리의 꽃 구절초가 가득 피어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덩달아 환한 웃음으로 번지는 얼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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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은 원래 2003년에 ‘망경대 체육공원’으로 조성되었답니다. 그런데 정읍시에서 동부산악권 옥정호 주변을 농촌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고, 차별화된 농촌휴양공원 조성을 목적으로 2005년 구절초를 산내면 능교리에 있는 논과 밭에 조성하였으나 서식환경이 맞지 않아 구절초 전반이 고사하였답니다.
그래서 2006년도 3월에 산으로 장소를 변경하여 현재의 장소에 118,890㎡의 구절초 테마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였고, 11월부터 1차로 3만㎡에 구절초를 심기 시작했고, 이후 2년간에 2만㎡를 추가로 심기 시작하여 현재 5만㎡의 구절초 집단 재배지가 조성되었답니다. 정읍시에서는 연간 약 3천만원 정도를 들여 총인원 11명이 구절초를 심고 관리한다고 합니다.
구절초테마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정읍시청 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의 송대효 씨는 농촌관광 거점을 육성하고 차별화된 농촌 휴양공원 조성을 목적으로 정성과 노력을 다하여 조성한 구절초테마공원은 가을 국화인 구절초의 낭만적 경관을 만끽 할 수 있는 동화 속의 꽃동산이라고 소개합니다.
얼마 되지 않은 축제이지만 ‘옥정호 구절초 축제’에는 15만명 이상이 방문하였고, 금년에도 약 20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었답니다. 더구나 구절초는 거의 한 달 가까이 피어 있어서 축제가 끝나도 만개한 구절초들을 잘 감상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을 산꽃의 대명사로 들국화를 칩니다. 들국화는 노랗게 피는 감국이 있고, 보랏빛으로 피는 쑥부쟁이가 있고, 하얗게 피는 구절초가 있습니다. 감국은 꽃이 아주 작지만 많은 꽃송이가 한데 모여 앙증스럽고, 쑥부쟁이는 그 보랏빛 얼굴에 가을 하늘이 들어가 있고, 구절초는 하늘의 별처럼 하얗게 깔리어서, 모두 가을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가을의 화신’이라고나 할까요.
오월 단오에는 줄기가 다섯 마디가 되고, 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 마디가 되어 꽃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구절초는 국화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내한성이 강하답니다. 예로부터 신경통, 부인병 등에 특효가 있다고 하여 선모초, 고봉으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가을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구절초꽃을 보면 기분이 아주 상쾌해집니다. 등산을 하면서 만나는 구절초는 산의 낮은 곳보다 높은 곳에 오를수록 더욱 아름답게 핍니다. 사실 낮은 지역에 피어있는 구절초꽃은 그리 탐스럽지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마주치는 구절초꽃은 더욱 하얗게 빛나면서 꽃잎 또한 아주 탐스럽습니다.
하얀 꽃잎을 본 순간 온 몸을 짓누르던 피곤이 한꺼번에 사라져 버리고, 그 순백의 순수에 내 마음을 물들여 가고 싶어집니다. 캄캄한 하늘에 하얀 별이 깔려 있다면,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산봉우리에 하얀 구절초는 그대로 밤하늘의 별이 됩니다.
가을철 한나절, 구절초로 인하여 내 마음이 하얗게 변하였습니다. 유난히도 푸른 가을하늘만큼이나 내 마음도 맑아졌습니다. 가을에 가장 사랑할만한 내마음의 꽃이 있다면 하얀 눈망울을 가진 구절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축제가 끝난 뒷자리라도 구절초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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