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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여수에서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황영섭 원장.
올해 39살인 그는 이달 초 경남 통영에서 열린 ‘2006 통영 국제 트라이 에슬론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 대회는 이른바 ‘철인 3종 경기’로, 수영 1.5킬로미터와 마라톤 10킬로미터, 사이클 40킬로미터를 달리는 등 모두 51.5킬로미터를 완주하는 대회입니다.
황 원장은 이 대회에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백창희(42) 원장과 순천 금당고등학교 유환상(42) 교사의 권유로 3명이 함께 팀을 이뤄 릴레이 부문에 출전했습니다.
황 원장은 이 팀에서 수영분야를 맡았습니다.
그가 이 대회에서 남달리 주목을 받은 이유는 하지 소아마비 3급인 장애인이기 때문입니다.
걷는 것도 불편한 그가 장애를 딛고 1.5킬로미터의 바다를 수영한 것입니다.
그가 수영을 시작한 것은 지난 3년 전.
마취통증의학 전문의인 그는 환자들에게 운동으로 수영을 권하다 자신이 직접해보기로 했습니다.
"아픈 사람을 진료하는 사람으로서 3년전 제가 아파서 진료를 못볼 정도로 힘든 적이 있었다. 환자들 치료하면서 '운동하세요. 운동하세요.' 말은 하는데, 내가 먼저 운동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수영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적어도 사흘은 꼭 수영을 한다는 황 원장. 수영 후 허리 증상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같이 나간 두 사람의 권유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지만 굉장한 보람을 느낍니다.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고, 수영장에서보다 바다에서 나 자신을 시험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응했는데, 굉장히 재미있고 뿌듯했다."
그가 소아마비를 앓게 된 건 태어난 지 1년만입니다.
너무 아파서 밤을 새웠던 기억이 의사가 된 가장 큰 계기가 됐습니다.
"불편해서 안 좋은 것도 있지만 불편한 것 때문에 의사가 된 점도 있다. 아픈 사람 맘을 이해하는 것만큼 의사에게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환자들과 공감을 형성한다는 것 자체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내 자신이 아픈 것이 오히려 의사 생활에 도움이 된다."
큰일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 출전이 자신에게 큰 자신감을 주는 계기가 됐다는 황 원장.
장애 극복은 몸이 아닌 마음에 먼저 달렸음을 그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남CBS 박형주 기자 jedirush@cb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