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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락 향기를 따라

우리둥지 2005. 5. 19. 10:07

 

 

라이락 향기가 가득히 번지는 계절이다.

노란 민들레가 방긋 웃는 길목에 햐얀 라이락이 짙은 연분홍색의 철쭉과 연두색의

신록이 어울려 가는 봄을 장식하고 있다.

 

하얗거나 보라색의 꽃망울에서 풍겨 오는 향기가 짙은 연두색에서 푸름으로 변해

가는 산과 가로수를 더욱 생기있게 감싸 창포의 꿈을 키우고 있다.

 

계절의 변동으로 급이 피었다가 제대로 환하게 피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저 버린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과는 달리 라이락과 철쭉꽃은 제대로 망울 짓고 꽃을 활짝 피어 陽春可節을

수놓고 있다.  활짝 핀 개나리와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를 굽어보고 고고하게 피어

있어야 할 목련이 계절에 쫓겨 급히 피었다가 꽃을 자랑하지도 꽃잎이  보기 흉하

게 떨어저버려  봄꽃의 수난 이 안타 깝다.

 

그 모진 겨울의 추위에도 실날 같은 줄기로 견뎌내는 忍耐와 胎動의 힘이 自然스럽

게  싹이 트고 꽃이 피는 제 季節을 맞이한 것이다.

 

원래 봄의 꽃은 香氣가 없다.

江山에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와 개나리는 물론이요 수줍게 피는 명자꽃이나

민들레도 향기가 없어 情이 없는 겉치레 꽃이 되어 있다.

 

꿀이 없는 겉만 환한 꽃이니 벌이 날아 올리가 없다. 라이락에 와서야 비로써

짙은 향기가 그윽하게 풍겨 강한 유혹을 받고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라이락의

짙은향기는 강한 생명력으로 벌과 나비를 불러들여 創造의 饗宴을 열게 된다.

 

인간사나 삶의 여울도 이런 꽃과 그 궤도가 다르지 않다. 괜히 남을 쫓아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은 말고 행동이 앞 설뿐 속이 꽉 찬  지적 축척으로 사리를 가리고

의젓하지 못하다.

 

權力이나 行政의 힘만 내세우고 스스로 편의 이익을 쫓는 경우나 목전의 이익을

위하여 소중한 것을 거침없이 버리는 行動이 바로 그런 경우 이다.

 

無에서 대기업을 일구어 내고 韓國經濟의 커다란 기둥을 이루면서도 오래된 장갑

이나 가방을 그대로 쓴 정주영회장의 삶은 바로 속이 찬 삶의 한 모습이요, 해를 거듭 할수록 알차게 다듬어져 가는 "동백꽃 쭈꾸미 축제" 가 관광상품으로 자리 매김 

을 하고 있는 것도 한 좋은 예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억지를 쓰고 남을 따라 살아가고 있다. 잘 내려 오면서 살고 있는

질서나 관습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어느 목적이나 이익을 위하여 살아가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추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정부만이 아니고 개인이나 집단이 상식을

버리고 결과 만을 중요시 하여 비틀거리는 허울 좋은 형상에 실망하다 못해 외면하여 무관심에 기운 현상을 볼수있다. 여기에 라이락의 향기에 따라서 새로운 생기를 돋아주는 새로운 전기가 절실해진다.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德目과 관습을 함부로 훼손하거나 버려서는 안된다.

"돈 이라면 중국 사람들은 마누라를 버리고, 유태인은 부모를 버리는데 한국 사람은 저승 까지 쫓아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는 전부는 아닐지라도 돈을 최고의 덕목으로 아는 것은 물론 사람의 목숨까지 가벼이 여기는 현상이 문제다. 

 

우리는 올해의 봄꽃과 같이 지나치게 쫓겨 속 빈 강정이 돼서는 안 된다.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전력을 다하여 속이 꽉 차고 힘이 넘치는 삶, 제대로 피는

철쭉이나 작약, 라이락과 같이 생명 있고 보람 찬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 다가오는 일을 성실하게 다하고 꿈을 지니고 내일과 오늘을 가다듬는  삶이 바로 라이락의 향기를 따라  自己를 키우는 삶이다.

 

 

  서울대 명예교수 이며  국제팬 한국 본부 부회장 "구인환" 교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