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21대 영조 임금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던 겸재 정선이 1759년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250년이 된다. 조국의 산하를 아름답게 표현한 겸재 정선은 특유의 [진경산수화]를 완성하여 한국인의 추앙을 받는 산수화의 대가이다.
빼어난 시감(視感)을 지닌 겸재는 종전까지 머리 속으로 상상한 풍치를 관념적으로 그려냈던 산수화의 형태에서 벗어나, 전국을 유람하며 요소요소에 펼쳐있는 우리 산천의 풍경을 직접 사생하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완성하였다.
원래 정선의 집안은 광주(光州)를 중심으로 활동한 지방 사대부가였으나 수대(數代) 전에 서울로 옮겨왔고, 정선은 서울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는데, 20세에 이웃에 사는 김창집의 천거로 도화서(圖畵署)의 화원으로 관직을 시작하여 나중에는 지방의 현감(縣監)에 이르렀고, 임지의 산천을 유람하며 그림에 몰두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중국 남화(南畵)를 즐겨 그렸으나, 나이 30세를 넘기면서 조선 독자적인 산수화의 특징을 살린 진경화(眞景畵)에 빠지기 시작하였으며 여행을 즐겨 전국의 명승을 찾아 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다.
산수화(山水畵)는 자연의 경치를 주제로 그린 조선 고유의 한국화를 말하는데, 인물이나 꽃, 새와 함께 사계절의 풍광에 맞추어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산수화는 산과 물을 수묵으로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다.
그는 실제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산천의 특색을 남종화법으로 그려 진경 산수화풍의 새로운 화풍을 수립하였는데, 금강산과 영남지방 및 서울 근교일대를 다니면서 산천의 특색을 남종화법을 토대로 표현하여, 새로운 화풍을 이룩함으로써 전통적인 실경산수화의 기법을 바꾸어 독자적인 [진경산수화]의 정형을 수립하게 된다.
겸재 정선은 안타깝게도 시와 문장에 소질이 부족하여 화폭에 한두 개의 낙관만을 남긴 채, 그림의 제목이 없는 것이 이채롭다.
노후에도 여행을 즐겨 금강산 등의 전국 명승을 찾아 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는데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으나 후계자가 없어 그의 화풍은 일대에 그치고 말았다.
이와 같이 겸재 정선은 초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화풍으로 새로운 경지를 만들었고, 만년에는 온갖 부와 명예를 누리며 위대한 걸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84세에 생애를 마친다.
가장 한국적인 산천의 모습은 고향의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한국만의 [진경산수화]를 그려낸 겸재는, 외세 문화로 가려져 멀리 있는 우리의 고향을 우리들 가슴 안으로 되찾아 주는 선인이다.
우리는 모두 한국인이다.
(사진은 가능한 일부 작품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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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