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동 의 글♧

[스크랩] 잊지 못할 아주 우아한 식사

우리둥지 2009. 12. 3. 19:23
      잊지 못할 아주 우아한 식사

      첫 월급을 타던 날 나는 그녀에게 한턱 쓰고 싶었다.
      평소 그녀와 그럴 듯한 커피숍에서
      차 한 잔 나누거나 영화 한번 본 적없었다.
      고작 공원 벤치에 앉아 있거나 전화로 데이트를 해 왔던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시내 중심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녀가 예쁜 원피스 차림으로 내 앞에 앉았다.
      분위기 좋은 이런 곳에서 그녀와 같이 있는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양복을 단정히 입은 웨이터가 다가와 메뉴판을 놓고 갔다.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나에게 꽤 부담이 되는 음식 값이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다.
      한 개를 시켜서 나누어 먹자고..

      웨이터가 혹시 얼굴이라도 붉히면 어쩌나 지레 걱정이 되어
      잠깐 망설이고 있는데 웨이터가 다가왔다.

      그녀가 조용하게 부탁했고 나는 긴장이 되었다.
      내 우려와는 달리 웨이터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음식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했는데 잠시 후 웨이터는
      두께만 반으로 얇아진 같은 모양의 스테이크를 두개의 접시에 담아서 내왔다.

      그 순간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녀와 눈을 맞추고 웃을 수 있었다.
      웨이터는 딸려오는 다른 음식까지 모두 2인분으로 보기좋게 만들어 주었다.

      주위의 멋쟁이 손님들도 우리가 한개를 시켜 나누어 먹는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리라..

      그리고 식사가 끝날 때 까지 그 웨이터는
      시종 편안하고 인자한 미소로 대해 주었다.

      시골에서 성장한 나는 먹고 마시는 데 돈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저 국밥처럼 양 많고 값이 싼 음식은 사먹어도
        냉면집 한번 가본적이 없었다.

        큰 음식점 앞에만 가면 값도 알아보지 못하고
        주눅이 들어 슬그머니 피하기가 일쑤였다.
        한번은 고향 친구가 놀러와서 큰 맘 먹고 명동까지 구경나갔지만
        유명한 음식점 앞에서 서성거리다 그냥 돌아왔다.

        당연한 일이지만 난 그녀와 결혼했다

        이제는 나도 넉넉하게 살지만 그녀가 입는 옷은 여전히 수수하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맑고 따듯한 마음을 잘 알기에
        잘 차려입은 그 어떤 여성보다 내 아내가 아름답게 보이고 사랑스럽다

        25년이 넘은 지금도 나는 그날의 그 우아한 식사를 잊지 못한다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아내의 마음과
        사려깊은 그 웨이터의 미소를 떠올리면  지금도 내 가슴은 따뜻해 온다.
        감사합니다 . . .

        이 글은 MBC 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옮긴 글입니다.

        환타지아 환타지아감미로운 추억의 팝모음♬

        1. Susan Jackson - Evergreen
        2. Suzi Quatro & Chris Norman - Stumblin In
        3. Smokie - Living Next Door To Alice
        4. John Denver - Take Me Home Country Roads

        5. Eric Burdon - House Of The Rising Sun
        6. Nana Mouskouri - Over and over
        7. Marie Laforet - Viens Viens
        8. Westlife - M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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