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뉴스♧

[스크랩] 아! 대한제국

우리둥지 2007. 1. 28. 08:23
» 황실 가족과 총독부 관료들 1918년 영친왕의 조선 방문 당시 황실 가족과 총독부 관료들이 연회 뒤 덕수궁 석조전에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매일신보〉에도 실렸던 사진으로 가운데 앉은 양복 코트 차림의 노인이 고종이며 그의 왼쪽이 영친왕, 오른쪽이 순종이다. 영친왕 왼쪽에 있는 이가 당시 조선총독 하세가와다. 순종 오른쪽 첫번째 인물은 동생인 의친왕이며 두번째 인물은 총독부 실세였던 야마가타 정무총감이다.
90여년 전 일제에 왕권을 내준 조선 황실의 초라한 뒤안길을 담은 빛바랜 사진들이 세상에 나왔다. 폐위된 고종과 마지막 황제 순종, 강제로 일본 유학길을 떠났던 영친왕, 덕혜옹주 등의 회한 어린 표정과 일본식으로 변질된 1919년 고종의 장례 풍경들이 클로즈업된 가슴아픈 기록이다.

서울대 박물관은 31일부터 시작하는 사진 특별전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을 앞두고 그동안 소장해왔던 황실가와 고종 장례 당시의 기록 사진첩을 26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은 박물관에 소장된 3권의 황실 사진첩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사진첩 1권에 실린 것들이다.

» 영친왕 잠시 귀국뒤 다시 일본으로 영친왕이 조선 방문을 마치고 당시 남대문역(현 서울역)에서 도쿄행 열차를 타기 직전의 모습이다. 연미복 입은 수행원들과 함께 거수경례를 하며 플랫폼을 걷고 있다.

» 방과후 덕혜옹주 시종과 함께 수업을 마친 덕혜옹주가 교문을 나와 마차에 오르려 하는 모습을 찍었다. 일본풍의 교복 치마를 입고 머리에는 양식 모자를 쓴 그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모습이다. 뒤에는 한복을 입은 시종이 겉옷을 들고 따르고 있다.

강제 일본행 영친왕·덕혜옹주 일본식의 고종 장례
군복 차림의 순종… 실권 잃은 황실의 아픔 ‘인화’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한말궁중관계사진첩〉이다. 1918년 1월, 강제유학을 떠난 지 8년 만에 일본에서 귀국한 영친왕의 조선 방문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모음이다. 관부 연락선을 타고 부산항에 내리는 영친왕의 도착 장면, 방문을 마치고 다시 일본으로 가기 위해 남대문역(경성역)을 떠나려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미 공개된 것이지만, 덕수궁 석조전에서 연미복 차림의 고종과 군복 차림의 순종, 영친왕, 의친왕 등이 하세가와 조선총독, 야마가타 총독부 정무총감 등의 실력자들과 같이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도 착잡한 감회를 불러일으킨다. 실크햇을 쓴 양복 차림의 고종이 마차를 타고 연회장으로 가는 모습과 장교복 차림으로 경성유치원을 찾은 영친왕의 단독상 등도 있다.

1925년 강제 유학에 앞서 찍은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의 미공개 사진은 더욱 애잔한 잔상을 남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의 〈일출심상소학교기념사진첩〉에 실린 것으로 유학 직전 서울 일본인 학교에서 수업 받는 장면과 동급생들과의 야유회 장면, 단체 사진, 그리고 유학 직전 열차 베란다에서 찍은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 경기여고 터에 있었던 선원전…영친왕의 참배 1918년 귀국한 영친왕이 선대 제왕의 어진을 봉안한 선원전에 참배하는 장면이다. 서울 정동의 옛 경기여고 터에 있었던 선원전의 원래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진이란 점에서 가치가 크다. 앞으로 복원에 매우 요긴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왕전하장의사진첩〉은 1919년 3·1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고종황제의 인산(장례) 과정을 담은 기록 사진첩이다. 고종이 승하한 함녕전에서 일본인 제관과 조선의 전통식 상복을 입은 왕족들이 어색하게 도열한 채 거행된 일본식 봉고제의 모습은 망국 황실의 쇠락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물관 소장 〈고궁전사진첩〉에서는 1917년 화재 전 창덕궁의 1910년대 전반기의 사진도 들어 있다. 이밖에 규장각에 소장중인 을사늑약 원문과 한일합병 조약 원문, 울릉도·독도를 대한제국의 영토로 포고한 고종의 칙령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기획자인 선일 학예사는 “출품사진들은 실권을 잃은 조선 황실가의 심리적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준다”며 “황제 빈소에 차려진 일본식 제단, 덕혜옹주의 비애감 서린 얼굴 등에서 망국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김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19일까지 구내 2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공휴일·일요일 휴관. (02)880-5333.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 경성유치원에 간 영친왕 군복 차림의 영친왕이 1918년 1월25일 경성유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시 사진첩 기록을 보면 그는 원아들의 재롱 섞인 유희를 감상했다고 한다. 원아 가운데는 그의 동생 의친왕의 아들인 이우가 포함되어 있었다.
» 기모노 입고 일본가는 덕혜옹주 1925년 3월 일본 유학을 떠나기 위해 열차에 오른 덕혜옹주. 열차 뒤쪽 베란다에서 기모노를 입은 채 수행원과 함께 찍은 모습이다. 표정에 내키지 않는 기색이 역력하다.

 

고종 황제가 승하한 뒤 며칠 뒤인 1919년 2월9일 고종의 거처였던 창덕궁 함녕전에서 일본 왕가 장례의식인 봉고제(장례를 하늘에 알리는 의식)가 열렸다.

정면 깊숙이 황제의 거처 쪽에 일본식 제단을 중심으로 일본 전통 복식을 입은 제관이 가장 앞자리에, 조선의 전통 굴건 제복을 차려 입은 유족이 그 뒤에 어색하게 선 모습은 쇠락한 황실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고유의 왕실 의례조차 일본식을 강요당했던 당시 황실의 실상을 단적으로 증언하는 사진이다. 서울대 박물관은 31일부터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 특별전에서 공개한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서울대 박물관 제공

고종 뒤따르는 영친왕

1918년 1월15일 오전,신하들의 부축을 받으며 덕수궁 함녕전을 떠나는 고종의 뒤를 일본에서 잠시 귀국한 아들 영친왕이 따르고 있다. 이 사진은 서울대 박물관이 오는 31일부터 8월19일까지 개최하는 ‘마지막 황실,잊혀진 대한제국’ 사진전에 전시된다. 서울대박물관 제공

출처 : 천사들의 소리바다
글쓴이 : 으악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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