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가을노래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을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네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웅큼의 시(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출처 : 계미생들의 멋진 동행
글쓴이 : 나그네 원글보기
메모 :
'♧음 악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12월의 촛불 기도 (0) | 2015.01.27 |
---|---|
[스크랩] 성탄 (0) | 2013.12.25 |
보슬비 내리는 밤에(가을 풍경) (0) | 2013.10.11 |
[스크랩] 흘러간 가요 골라서 듣기 (0) | 2013.08.27 |
[스크랩] 죽고 싶을땐 이렇게 해 보세요 (0) | 2013.05.24 |